유난히 인간관계가 지치고 피곤한 사람들의 심리
자꾸만 인간관계에서 너덜너덜해지나요?
지난 한 해 저희 상담실에서는 중학생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뵈었습니다. 문화도 연령도 다양한 이들의 가장 공통된 주제는 인간관계였습니다. 특히 타인의 평가가 중요한 사람들,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사람들은 대인관계 스트레스도 크게 호소하고 있었어요.
사람은 관계의 동물입니다. 타인에게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방어적이며 건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선을 넘어서 과도해지면 우리를 피로하게 합니다. 나는 유독 타인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이라고 느끼신다면 이 글을 찬찬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삶에서 타인이 커지면 피곤해집니다
타인의 평가가 지나치게 중요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삶이 피로해집니다. 타인의 생각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지요. 누군가는 내가 타당한 이유 없이 그냥 싫을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 나에게 호의를 베푼다고해서 그 호의가 계속 지속될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한다', '친절하다', '예의를 지킨다'의 기준은 다 다릅니다. 그래서 상대가 나를 싫어한다고 느껴서 위축되다가도 알고보면 상대는 별생각 없이 한 행동일 때도 많지요.
그 사람 마음에 다 맞출 순 없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아주 주관적인 자기 세계 안에서 삽니다. 애착 이론에서는 이를 내적 작동모델로, 인지치료 이론에서는 이를 핵심신념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과 자라온 환경에 따라 세상을 보는 틀이 모두 다르다는 뜻이에요. 사람은 제각기 자기, 타인,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러니 우리가 상대방의 아주 사적인 주관적 세계를 다 이해하고 그것에 딱 맞춰 행동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각각의 사람마다 나를 조금씩 달리하며 맞추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사람 앞에서는 이렇게 행동하고, 저 사람 앞에는 저렇게 반응합니다. 사람에 따라 나의 모습을 조금씩 바꾸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가면이 지나치게 많아질수록, 진짜 자기(self)와 괴리될수록 불안과 긴장감이 가중됩니다. 심각한 수준이 되면 내가 점점 사라지는 느낌과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존감이 낮고 건강하지 않은 모습이지요.
즉,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너무 신경 쓰는 것은 통제하기 어려운 것을 통제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가까운 친구라도 그들의 평가가 나 자신을 정의할 순 없습니다.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 결정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나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타인의 평가를 1번으로 생각하는 것이 큰 소용이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면, 이제 우리 삶에서 타인의 무게를 낮추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타인의 평가에서 건강한 수준으로 초연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다루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