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학 칼럼

만성우울증: 큰 문제 없이도 우울할 수 있나요?

상담을 공부하는 바다 2023. 7.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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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큰 잘못을 저지르신 것도 아니고 큰 모자람 없이 자랐는데,
왜 저만 이렇게 우울할까요? 제가 이상한 게 아닐까요?

 

지속되는 우울은 왜 생길까요?

우울증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정신 건강 문제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단기적이거나 특정 상황에서의 우울증을 경험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만성 우울증에 시달립니다. 우울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저는 아무 문제도 없는데 우울해요. 제가 정말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해요.

만성 우울증의 모습은 이래요.

만성 우울증은 지속적인 슬픔, 절망, 그리고 일상 생활에 대한 흥미 부재와 같은 감정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는 단기적인 우울증과는 달리 특정한 사건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 아닙니다. 만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종종 허우적거리는 절망감을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 지속합니다.

예를 들어, 40세 여성인 서진이는 20대 초반부터 만성 우울증과 싸워왔습니다. 치료를 받으며 증상을 관리하려고 노력했지만, 즐거움이나 동기를 느끼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마찬가지로 35세인 존은 10년 이상 동안 만성 우울증으로 고민하며, 이로 인해 개인적인 삶과 직업 생활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Object Relations 이론을 통한 만성 우울증 원인

상담학에서는 여러가지 상담이론을 바탕으로 심리적 증상을 이해합니다. 만성우울증도 인지행동치료(CBT), 정신분석, 인간중심, 아들러이론 등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대상관계를 통해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대상관계 Object Relations 이론은 만성 우울증의 원인이 초기 아동기 경험과 대인관계 발달과정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만성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었거나 일관된 감정적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 우울증은 재정적으로 안정된 배경을 가지고 있고 심각한 폭력이나 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서도 나타납니다. 다만, 이들은 어린시절 감정적인 필요가 항상 충족되지 않거나 무시되는 환경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내향적인 사람인데 외향적인 사람으로 행동해야 칭찬을 받았거나, 반대로 주목받고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대면 안된다', '참하고 얌전해야 미움을 받지 않는다' 등의 메세지를 과도하게 내면화하며 자라면, 나 자신은 나의 타고난 기질적 특징을 억제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초기 대상관계에서 '무조건적 수용'이 너무 부족했고 '조건적 수용'을 너무 많이 경험했던 환경이지요. 그리고 그 '조건'이 자신의 기질적 특징과 너무 맞지 않으니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야 했을 것입니다. 나라는 사람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주 양육자가 요구하는 조건에 자신을 맞춰가야 인정을 받았을 것입니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기'가 지나치게 반복되면 점차 자기 신뢰와 자신감은 약회되고, 진짜 나의 모습이 튀어나올 때마다 나를 비난하는 자기비난적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면적으로 그들은 성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씨름하고 무가치한 감정에 시달립니다. 이러한 내적 갈등은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자신의 감정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부모 탓은 아닙니다

우리가 부모에 의해 정해져버린 존재라면 심리상담과 같은 내면작업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인간은 외부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만 그것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기계적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살펴보며 내가 살아온 역사를 이해하고 그래서 지금의 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이제 내 인생을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이상 부모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이도 아니고, 힘도 세졌고, 돈을 벌어서 나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좋은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족치료이론을 창시한 보웬은 상담의 목표로 '분화'를 이야기합니다. 가족의 체계를 이해하고,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족에게서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떨어져나와 진정한 '나'가 되도록 돕는 것이지요.

만성우울증은 나아질 수 있나요?

큰 사건이 없었어도 오랜 기간 축적되온 결과로 나타난 만성우울증은 내가 정말 싫어하지만 나에게 참 익숙한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단기 치료로 해결할 수 없고 긴 시간을 들여야합니다. 우울의 고리를 돌고 있는 나를 이해하고, 거기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지 확인하고, 또 우울의 목소리가 정말 나의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메시지가 나의 것인지 발견하는 등 나를 찾아가고 형성하는 내면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러한 자기대화를 통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갖고 돌보는 행위는 치료적 효과가 있습니다. 심리상담은 꾸준하고 강력하게 나를 돌보는 행위가 됩니다.

지금 이 우울, 당신이 이상하고 잘못되서가 아니예요.

일반적으로 우리 감정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감정은 비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관적 세계로 들어가보면, 그 말을 왜 그렇게 해석했고 그 행동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상담에서는 여러가지 이론을 접목하여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고, 회피하고 싶은 두려움에 담겨있는 감정 접촉을 하기도 하고, 핵심신념을 찾아 논박을 벌이기도 하지요. 방법은 달라도 모두 나를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자기비판의 뿌리를 이해하고, 감정을 검증하고, 자기 연민을 기르는 것은 우울에 대응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러한 이해와 연민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어려움을 포용하고 치유하며 회복을 향한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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