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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주의 - 완벽주의가 번아웃 증후군을 부르는 이유
    심리상담학 칼럼 2022. 8. 15. 02:44

     

    지난 글에서는 타인에게서 자유롭자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관계에 집착하지 말자’, ‘타인중심성에서 벗어나자’ 모두 다른 사람에 메이지 말고 진짜 내 삶을 살자고 초대하는 내용이었어요.

     

    https://badacounseling.tistory.com/10

     

    대인관계 - 다른 사람 말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 - 인간관계에 자꾸 집착해요 (2)

    관계에 지나치게 영향을 많이 받는게 저의 자존감과 연관이 있다는 건 저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할지 그 방법을 정말 모르겠어요 상담실에서 타인중심적 관계를 개선할 구체적인

    badacounseling.tistory.com

     

    오늘은 나 자신으로부터 자유롭자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를 옭아매는 가장 강력한 것이 나 자신이니까요.
    특별히 나 자신의 기준이 너무나 중요한, 완벽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완벽주의를 테스트해보세요.

    완벽주의를 연구하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님 연구팀에서 전국 511명 대상으로 자신이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53.62%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여러분도 아래 질문에 답하면서 완벽주의 성향을 체크해보세요.

    -평상시 실수할까봐 늘 걱정하는 편이다.
    -평상시 정리정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부모님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자랐다
    -성취욕구가 높고 무언가 높은 것을 달성하고 싶은 포부 수준이 높다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 제대로 한 게 맞는지 돌아보고 잘 한 행동인지 아닌지 자꾸 의심한다
    <이동귀 교수님 세바시 강연 중>

    위의 항목 중 5개 모두 해당하면 완벽주의자, 그리고 3개 이상은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것일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중에서 실수에 대한 염려, 행동에 대한 의심은 주로 불행한 완벽주의자와 관련이 있다고도 설명하셨어요.

    완벽주의자가 불행해지는 이유는 ‘없는 것’에 초점 맞추기 때문입니다.

    완벽주의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업적을 내는 행복한 완벽주의자도 많기 때문입니다. 완벽주의는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윤활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를 만듭니다. 그런데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질수록 쉽게 불행해지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상담실에서 불행한 완벽주의자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공통점이 하나 보였습니다. 바로 있는 것보다 없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이 있어요.

    제가 만난 완벽주의자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항상 불행합니다. 주위에서 얼마나 인정을 받든, 실제로 얼마나 성과를 내든, 그토록 바라던 결과를 얻은 상황에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상담실에 와서 하는 이야기를 분류해보면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자기가 이룬 성취를 운이나 타인에게로 돌립니다.

    (상담자가 성취를 축하하는 상황에서)

    “운이 좋았어요.”

    “어쩌다 그렇게 된 거예요.”

    “주위에서 도와줘서요. 그 덕이죠.”

    2) 기쁨은 찰나로 지나가고 곧 초조해합니다.

    (성취 후 기분이 어떤지 물었을 때)

    “아, 근데 조금 걱정돼요. 이게 운이 좋았던 건데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니까 다음에는 이보다 더 잘해야 하잖아요.”

    3) 이 정도 결과에도 아쉬워하며, 혹은 성취경험을 축소하며 자신을 몰아세웁니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해낸 후에)

    “제가 조금 더 잘했더라면 결과가 더 좋았을텐데..”

    ”근데 사실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서..”

    4) 기뻐할 새 없이 금방 다음 과제를 찾아냅니다.

    (성취경험에 대해 나누고 있는 과정에서)

    “아, 네, 근데 이제 이거 끝냈으니까 다음 스텝으로 가야죠. 이제 뭐 사실상 한 단계 끝낸 거예요.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게 뭐냐면요…”

    저렇게 되고 싶다’ 가 아닌, ‘저렇게 됐었어야 해’

    이들에게는 ‘내가 원하는 나’가 있습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 ‘이상자기’라고 합니다. 이상자기의 특징은 ‘그러해야 할 모습’이라는 겁니다. 불행한 완벽주의자들은 이상자기를 ‘되고 싶은 나’보다는 ‘그렇게 되어야 할, 혹은 이미 됐었어야 할 나’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나, 즉 ‘현실자기’는 늘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주 비난의 눈초리로 말합니다.

    ‘너는 이미 저렇게 됐었어야 하는데 왜 아직도 이 꼴이니?’

     

    성취를 재밌게 하는 사람과 괴롭게 하는 사람의 차이는 ‘태도’에 있습니다.

    똑같은 성취욕구가 높은 사람들 중에도 성취를 ‘즐기는’ 사람은 이상자기로 가는 과정을 즐깁니다. 이상자기가 그들에게는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나도 저렇게 될거야’라는 기대감을 갖고 그 길을 룰룰랄라 갑니다. 그런데 성취를 괴롭게 하는 사람들은 이상자기에 단숨에 닿고 싶어 합니다. 나는 지금 당장, 아니 이미 저기(이상)에 있었어야 하는데, 아직 여기(현실)에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한 것이지요. 그러니 지금 버겁다는 걸 인정하기도 쉽지 않아요. 나는 아직 갈 길이 멀었으니까요. 그래서 나에게 엄격한 눈을 하곤 비난하듯 말합니다. “너는 게을러.”, “이 정도는 당연한 거지. 더 열심히 해야해.”, “원래 이 정도 수준까지는 해야하는데 왜 못하는거야?”, “이 정도로 힘들어 할 거면 애초에 목표를 갖지를 말던가.” 이들은 이상자기로 향하는 똑같은 길을 가지만 완전히 다른 태도와 기분으로 걷고 있습니다.

    완벽주의가 번아웃에 빠지면 자기비난이 시작돼요.

    이들은 이상자기를 추구할수록 불행해지고 피폐해집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것이 정말 별 게 아니라고 느껴지더라도 무언가 이루고, 끝내고, 해냈을 때는 기뻐해야 합니다. 그것이 작은 쉼표입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우리는 롱런할 수 있어요. 계속 나를 채찍질하기만 하면 얼마 안 가서 몹시 지치거나 번아웃이 옵니다. 한계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보통 이들은 지쳐버린 나에게 실망합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빨리 지친 나를 보며 또 똑같은 비난의 말을 합니다. “너는 게을러. 뭘 했다고 힘들다는 거야?”

     

    그렇다면 불행한 완벽주의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이들이 다시 번아웃을 만나지 않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다음 글에서는 완벽주의자들이 즐겁게 성취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인생은 장기전입니다. 하물며 높은 목표를 세운다면 더 멀리 보아야 합니다. 높은 목표라는 무게에 압도되지 않고 높은 목표에 설레어 하며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해 나누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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